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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들지 않는 거리와 그 위를 걷는 사람들에 대하여

도시가 잠든 시간이라고 말하지만, 새벽 세 시의 거리는 결코 조용하지 않다. 신호등은 빨간불과 초록불을 아무도 보지 않는 교차로에서 반복한다. 편의점 창문 너머로 형광빛이 쏟아지고, 그 안에는 누군가가 계산대를 지키고 있다.

나는 그 시간대를 좋아하게 된 것이 언제부터인지 모른다. 잠이 오지 않는 밤이 많아지면서, 나는 자연스럽게 신발을 신고 거리로 나섰다. 걷다 보면 이 도시가 낮과는 전혀 다른 얼굴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 도시의 두 얼굴

낮의 도시는 목적을 향해 움직인다. 사람들은 어딘가로 가고, 무언가를 사고, 만나고, 떠난다. 하지만 새벽의 도시에는 방향이 없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단지 걷는다.

한 번은 부두 근처 골목에서 낚싯대를 어깨에 맨 노인을 만났다. 새벽 두 시였다. 어디 가시냐고 물었더니, 그냥 새벽 공기가 좋아서라고 했다.

— 걷는 사람들

새벽 거리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은 대개 눈이 맞아도 인사를 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묵묵함은 차갑지 않다. 이 시간에 여기 있다는 것만으로 서로를 이해하는 것 같은 그런 느낌.

나는 지금도 잠이 오지 않는 밤에는 거리로 나간다. 그냥 걷는다. 불 꺼진 간판, 혼자 울고 있는 고양이. 그것들이 이 도시의 진짜 얼굴인지도 모른다.

부산 남포동 새벽 거리
▲ 부산 남포동, 새벽 세 시. 사진 김지연

"이 도시는 자는 척 눈을 감고 있을 뿐이다"

— 새벽 세 시의 부두에서
WRITER

김지연

부산에서 에세이와 산문을 씁니다. 걷는 것과 잠들지 못하는 밤을 좋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