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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에세이
새벽 네 시, 부산항 — 하역 노동자들의 하루가 시작되는 곳
새벽 네 시의 부산항은 조용하지 않다. 컨테이너를 나르는 크레인의 금속 소리, 디젤 엔진의 낮고 묵직한 진동, 그리고 어둠 속에서 수신호를 교환하는 노동자들의 목소리. 나는 그 소리들을 따라 부두 끝까지 걸었다.
나는 이 항구를 열 번쯤 찍었다. 언제나 같은 곳에서, 같은 방향으로. 그러나 빛이 다르면 항구도 달라진다. 새벽 안개가 끼는 날, 컨테이너의 원색들은 모두 회색으로 돌아간다. 그때야 비로소 이 공간의 진짜 얼굴이 드러난다.
항구는 끝과 시작이 동시에 존재하는 곳이다. 어딘가에서 온 것들이 쌓이고, 다시 어딘가로 떠날 것들이 기다린다. 그 경계에 서 있는 사람들은 묻지 않는다. 어디서 왔는지, 어디로 가는지. 그저 일이 있고, 하루가 있고, 손이 있을 뿐이다.
"어둠이 걷히기 전에
항구는 이미 깨어 있었다."
크레인 기사 박성수 씨는 매일 새벽 세 시에 일어난다. 부두에서 일한 지 23년이 됐다. 그는 항구가 변하는 걸 두 눈으로 봤다. 컨테이너가 늘었고, 크레인이 높아졌고, 사람은 줄었다. "그래도 항구가 살아있는 한, 우리도 여기 있습니다." 그의 말이 안개 속에 천천히 퍼졌다.
해가 뜨면 항구는 평범해진다. 관광객이 오고, 연인이 사진을 찍고, 갈매기가 난다. 그러나 나는 그 이전의 항구를 안다. 빛이 오기 전에 이미 시작되는, 이 도시의 진짜 아침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