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Star — Interview
사진작가 김도윤 인터뷰
그는 항상 남들이 잠든 시간에 일어난다. 새벽 네 시, 도시가 가장 솔직해지는 그 시간에 카메라를 들고 거리로 나선다. 10년째 같은 방식으로 도시를 기록해온 사진작가 김도윤을 만났다.
사진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열아홉 살 여름, 아버지의 낡은 필름 카메라를 발견했을 때부터였습니다. 렌즈를 통해 세상을 보면 평소엔 그냥 지나쳤던 것들이 전혀 다르게 보였어요. 모서리 하나, 빛의 방향 하나가 달라지면 완전히 다른 장면이 만들어졌습니다. 그 느낌을 잊지 못해서 지금까지 왔습니다.
주로 어떤 피사체에 끌리시나요?
사람이 떠난 직후의 공간, 혹은 사람이 오기 직전의 순간입니다. 존재의 흔적이 남아있지만 주인은 없는 그 틈새에 저는 항상 매력을 느낍니다. 비어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가득 찬 공간이죠. 아무것도 없어 보이지만, 방금 전까지 누군가의 이야기가 있었던 자리입니다.
새벽을 자주 찍으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새벽은 도시가 가장 솔직한 시간입니다. 꾸밈이 없어요. 낮의 도시는 항상 무언가를 보여주려 하지만, 새벽의 도시는 그냥 존재하기만 합니다. 저는 그 민낯이 좋습니다. 조명도 없고, 행인도 없고, 소음도 없는 그 시간에 도시의 진짜 구조가 드러납니다.
부산 프로젝트를 2년간 이어오셨습니다. 어떤 작업인가요?
매달 부산에 내려가서 새벽 네 시부터 여섯 시까지만 찍었습니다. 같은 골목, 같은 시간대인데도 매번 달랐어요. 계절이 바뀌고, 사람이 바뀌고, 빛의 각도가 달라졌습니다. 변한 것과 변하지 않은 것을 함께 기록하는 게 이 프로젝트의 핵심이었습니다. 결국 도시를 찍는 게 아니라 시간을 찍는 일이었습니다.
사진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기다림입니다. 좋은 사진은 대부분 기다림의 산물이에요. 셔터를 얼마나 잘 누르느냐보다, 얼마나 오래 기다릴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제가 사진을 찍는 시간보다 기다리는 시간이 훨씬 깁니다. 그 기다림 안에서 제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지금 이 공간이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조금씩 알게 됩니다.
앞으로의 계획을 들려주세요.
도시가 아닌 곳, 아무도 기다리지 않는 곳을 찍어보고 싶습니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바다와 산 사이 어딘가에서 한 계절을 보낼 것 같아요. 이름 없는 풍경들을 기록하는 일, 그게 다음 이야기가 될 것 같습니다.
End of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