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두 시의 목소리
부산의 새벽 두 시, 광안리 해변. 파도 소리보다 더 멀리서 오는 것들이 있다. 대시보드 위 작은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낯선 목소리. 진행자가 묻는다. "지금 어디 계세요?" 전화를 건 청취자의 목소리가 잠깐 흔들린다.
"해운대 백사장이요. 혼자요."
라디오는 그런 것이다. 혼자인 사람과 혼자인 사람이 주파수 하나를 사이에 두고 연결되는 방식. 텔레비전처럼 보이지 않아도 되고, 문자처럼 생각을 정돈하지 않아도 된다. 목소리만으로 충분하다. 떨림도, 망설임도, 침묵도 그대로 전해진다.
부산에는 심야 라디오를 듣는 사람들이 있다. 항만에서 야간 근무를 마친 노동자, 새벽 배를 기다리는 선원, 아이를 재우고 부엌에 앉아 식어가는 국물을 바라보는 어머니. 그들은 각자의 어둠 속에서 같은 목소리를 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