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확신할 수 없는 문명사적 대전환기

KG제로인 대표이사 한수혁

2026년의 세계는 전쟁과 미·중 갈등, 강대국의 일방적 행동 속에서 규범보다 힘이 앞서는 불안정한 국제질서로 재편되고 있다. 미국 주도의 기존 질서는 스스로 균열을 드러내고 있으며, 국제정치는 문명사적 전환기의 한가운데에 놓여 있다.

한수혁 KG제로인 대표이사

이 글의 핵심

  • 미·중 갈등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긴장 속에서 국제 질서가 규범이 아닌 힘의 논리로 재편되고 있다
  • AI가 피지컬 AI(로봇)로 진화하며 반도체·전력·데이터센터 투자가 전 세계적으로 급증하고 있다
  • 2026년 글로벌 GDP 성장률은 2.7~3.0%의 완만한 성장이 예상되며, 주식시장은 AI 중심 강세를 이어가되 속도는 둔화될 전망이다

힘의 시대, AI의 문턱

2026년, 해가 바뀌었지만, 세계는 여전히 불안정한 국면에 놓여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휴전 협상이 진전되는 듯하다가 다시 교착되기를 반복하며 4년째 이어지고 있다. 미·중 갈등 역시 겉으로는 다소 완화된 듯 보이지만, 중국이 일본에 대한 희토류 수출을 제한하는 등 구조적 긴장은 계속되고 있다. 미국은 베네수엘라를 기습 공격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 뉴욕 법정에 세우는 강수를 두었다. 국제정치 질서가 더 이상 규범이 아닌 힘의 논리에 의해 움직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이재명 대통령이 다카이치 일본 총리와의 회담에서 언급했듯, 지금 세계는 거대한 문명사적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미국 주도의 국제질서는 미국 스스로에 의해 흔들리고 있으며, 인공지능(AI)은 우리의 삶과 산업 구조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AI가 사람 대신 글을 쓰고 검색을 수행하는 단계는 이미 지나갔고, 이제는 산업 현장과 가정에서 로봇과 결합된 피지컬 AI(Physical AI)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올해 초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서도 지난해에 이어 로봇 AI가 가장 큰 주목을 받았다. AI가 인간의 능력을 넘어서는 시점은 생각보다 훨씬 빨리 도래할지도 모른다.

글로벌 주요국 경제 성장 전망

AI 투자 확대에 따라 반도체, 전력 인프라, 데이터센터에 대한 투자가 전 세계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러한 흐름에 힘입어 세계 경제는 완만하지만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갈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을 비롯한 주요 기관들은 2026년 글로벌 GDP 성장률을 연 2.7~3.0%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팬데믹 이전 평균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장기 추세에 부합하는 수준이다. 미국은 감세 정책과 AI 투자 지속을 바탕으로 2.0~2.6%의 견조한 성장이 예상된다. 반면 중국은 무역 갈등과 인구 구조 변화의 영향으로 성장률이 4.2~4.6% 수준으로 점진적인 하락 추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한국 경제 역시 GDP 성장률이 2% 안팎으로, 2025년에 비해 다소 개선될 전망이다. 주요국의 인플레이션은 전반적으로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RB)는 2026년 중 금리 인하를 단행하더라도 그 횟수는 1~2회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제롬 파월 의장의 임기가 5월로 종료된 이후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기조를 보다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후임이 임명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물가와 고용 여건이 비교적 안정적인 데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어 FRB가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AI·반도체 중심의 주식시장 강세 지속 전망

글로벌 주식시장은 지난해에 이어 AI와 첨단 기술을 중심으로 강세를 이어가겠지만, 상승 속도는 다소 둔화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 주식시장 역시 지난해와 같은 급등세가 재현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이와 관련해 피셔 인베스트먼트의 켄 피셔 회장의 전망에 공감한다. 그는 “주식시장은 변동성을 동반한 갈지자(之)형 상승을 이어가며, 인내심 있는 투자자에게 보상을 제공할 것”이라며, “글로벌 주식시장의 가장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는 장기 평균 수익률인 10%를 웃돌되, 강세장 평균인 22%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전망했다(조선일보, 2026년 1월 15일). 올해 상반기에는 지난해 주가 강세에 따른 모멘텀과 더불어, 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부 정책 효과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재명 정부는 상법 개정, 집중투표제 활성화, 배당 관련 세제 개편 등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으며, 이러한 정책 방향은 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